annual 2018. 3. 24. 23:28


카카오새로운 (공동)대표이사


조 수 용



 소개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 사실 조수용대표는 나 혼자만 알고 싶은, 최대한 덜 알려지길 바라는 나만의 단골카페같은 사람이다. 하지만 annual 안주인 범규킹의 요청으로 글을 써본다.


 약 한 달 전부터 조수용대표가 패널로 참여하는 팟캐스트인 'BCAST'를 듣기 시작했다. 평소 TV나 라디오를 즐기지 않지만 한 친구의 강력한 추천으로 듣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은 학교를 오가며, 밥을 먹으며, 설겆이를 하며 BCAST를 듣는다. 



 지금, 혹은 나중에라도 '크리에이티브'와 관련된 일을 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반드시' 이 사람의 인사이트를 훔쳐가기 바란다. 조수용대표의 커리어는 NHN 시절부터 알려져있다. 당시 NHN은 네이버를 품은 회사였는데 네이버의 시그니처인 '초록색 검색창'을 기획한 사람이 바로 조수용대표다. 조대표는 네이버의 발전에 큰 기여를 했고 입사 5년차인 2007년, 34살의 나이로 NHN의 이사자리까지 맡게 된다. 그런데 2010년 조대표는 이 자리를 내려놓고 본인의 회사인 JOH & Company(이하 JOH)를 설립한다. 


 이후 조수용대표는 JOH를 통해 본인이 정말로 하고 싶었던 일들을 하기 시작했다. JOH는 브랜딩,디자인,건축,출판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했다. 이 중 JOH가 매달 발간하는 브랜드매거진 '매거진B'는 가장 조수용스러운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매거진B는 한 호에 하나의 브랜드를 선정해 그 브랜드의 철학과 가치에 대해 이야기해주는 매거진이다. 화제가 됐던 이슈들을 몇 개 나열해 보면 Muji(무인양품), Berlin, Monocle, Aesop, Audi, Acne Studios, Tsutaya, LEGO 등이 있다. 보다시피 이들이 다루는 브랜드의 스펙트럼은 의류, 자동차, 음식, 뷰티, 심지어 도시에 이를 정도로 어느 하나에 치우치지 않는다. 이토록 다음 이슈의 주제를 기대하게 만드는 매거진이 또 있을까?


매거진B


 이외에도 ED Bag이라는 가방브랜드를 만들었고 일호식과 세컨드키친으로 요식업계 또한 성공적으로 진출했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JOH 최고의 업적은 바로 광화문의 상징 D-Tower와 현대인의 은신처라 불리는 영종도의 Nest Hotel를 기획한 것이다. 사실 D-Tower는 상업적인 용도의 건물이 아닌 오피스빌딩이고 Nest Hotel은 인천공항 가까이에 있는 에어포트 호텔이다. 하지만 JOH는 이러한 제약에서 벗어나 외부 고객들도 찾아오고 싶어하는 공간을 만들고자 했다. 그리고 현재 이 두 곳은 이들이 의도했던 대로 사무고객, 공항이용객이 아닌 외부 고객들의 방문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Nest Hotel이 오픈하고 두 달이 채 지나지 않은 2014년 12월 여의도에서는 GLAD Hotel이 문을 열었다. 이 또한 JOH가 기획한 호텔이며 GLAD Hotel과 Nest Hotel 두 곳 모두 오픈과 동시에 디자인호텔계의 미슐랭인 '디자인호텔스 멤버십 호텔'에 국내 최초로 이름을 올렸다. 2018년 3월 현재 국내에 있는 디자인호텔스 멤버십 호텔은 위 두 곳을 포함해 총 세 곳이다(+GLAD LIVE Hotel GANGNAM).


Nest Hotel


D-Tower


 

 이렇듯 조수용대표가 이끄는 JOH는 회사가 문을 연지 8년밖에 지나지 않은 지금 국내 크리에이티브 디렉팅분야에서 상당한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현재 JOH는 한남동에 'SOUNDS HANNAM'이라는 도시 리조트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으며 해당 건물은 4월 중 오픈 예정이다. 또한 최근 한 인터넷 뉴스 기사는 JOH가 성수동에 있는 낡은 호텔을 매입했다는 내용을 전했다. 이는 조수용대표가 BCAST 'Ace Hotel' 에피소드에서 "Ace Hotel같은 비즈니스를 한다면 성수동에서 하고 싶다." 라고 말한 것을 보았을 때 한국의 Ace Hotel을 볼 날이 머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2016년 조수용대표는 세바시라는 강연에서 이런 말을 했다. "어찌보면 크리에이티브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기반은 무언가를 엄청나게 좋아하는 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말은 곧 크리에이티브함이란 '남이 좋아할만한 것'을 찾는 것이 아니라 '내가 깊이 좋아하는 무언'를 찾는 것이라는 메세지를 담고있다. 이는 NHN의 이사직을 내려놓고 새로운 여정을 떠났던 조수용대표의 선택이 담고 있는 메세지이기도 하다. 


 조수용대표는 2018년 1분기 나의 뮤즈다. 만약 당신도 이 사람에 대해서 더 깊이 알고 싶어 졌다면, 이 글의 첫 문단에서 얘기했던 BCAST를 꼭 들어보기 바란다.